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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고갈되지 않는 석유, 공룡의 사체로 만들어진게 맞아?

by 티비남 2024. 2. 20.

어린 시절 석유 고갈과 같이 에너지 고갈은 곧 닥칠 인류의 암울한 미래였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도 고갈된다던 석유의 매장량은 갈수록 늘어만 갑니다. 공룡의 사체로 만들어졌다던 석유, 고갈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석유의 유기기원설과 자연발생설

 

20년 전에 비해 오히려 늘어만 가는 석유 매장량

석유 매장량이란 시추에 의해 발견되고 이를 퍼올릴 수 있으면서 상업적으로 사용가능한 묻혀 있는 석유의 양을 이야기합니다. 퍼올려서 쓸 수 있고, 팔 수 있는 석유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이죠. 이런 석유 매장량은 20년 전에 비해 고갈되기는커녕 오히려 늘어가고 있습니다. 영국 석유회사인 British Petroleum의 조사에 따르면 1999년 1조 2771억 배럴이었던 석유 매장량이 2019년에는 1조 7339억 배럴로 40퍼센트 이상 늘어났습니다. 수십 년 후 고갈될 것이라는 석유는 열심히 꺼내 쓰는데도 늘어만가고 있는 것입니다. 원인은 간단합니다.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석유 탐사 기술이 발전해 더 깊은 땅과 해저의 석유를 발견해 내고 이를 시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과거에는 생산성이 낮아 채굴을 포기했던 오일샌드(oil sands), 셰일오일(shale oil), 오일셰일(oil shale), 셰일가스(Shale gas) 등도 채굴이 가능해지면서 매장량은 더욱 늘어만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지구상의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석유 고갈이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임이 명백해졌습니다. 석유 고갈은 이제 석유 매장량이 제로가 되는 시점이 아니라 더 이상 아무도 석유를 찾지 않을 때에 될 것입니다.
 

석유는 공룡사체가 맞다! 여전히 정설은 유기기원설(Organic Theory)

석유가 공룡 사체로 만들어졌다는 유기기원설(Organic Theory)은 아직 정설입니다. 유기기원설에 따르면 공룡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사멸되면서 모래 성분의 퇴적물과 섞여 열과 압력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탄화수소로 변성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참기름을 고온 고압에서 짜내는 것과 유사한 방식입니다. 석유가 발견되는 대부분의 지층이 과거 얕은 바다나 호수, 퇴적암이었고 석유 속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질소, 황 등의 불순물들이 유기물의 단백질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가장 타당한 통설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가설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유기기원설도 대략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유추하는 것이지 유기물이 어떻게 석유로 변성되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로 무기기원설(Inorganic Theory)은 지구 내부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는 금속화합물이 물의 침투작용을 받아 고온고압 하에서 반응하여 가스에서 액상(液狀)의 탄화수소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한 때 이 가설이 많은 지지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석유는 공룡사체가 아니라고? 또 하나의 이론, 자연발생설

석유의 기원에 대해 전통적으로 유기기원설과 무기기원설이 다투어 왔고 그동안 유기기원설이 좀 더 통념으로 인정되어 왔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무기기원설을 발전시킨 자연발생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많습니다. 자연발생설은 무기기원설의 한 갈래로서 애초에 지구에는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석유가 암석처럼 그 자체로 생성되어서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 핵심은 탄화수소(CH)에 있습니다. 우주에 널려진 탄화수소가 석유의 주 성분이라는 것은 우주 전체에 석유와 같은 광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무수히 많다는 걸 의미하고 굳이 지구에서만 생물기원설을 주장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석유가 분자형태로 지구 중심부에 갇혀 있다가 지각변동으로 분자가 방출되면서 지표면 가까이 상승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석유가 퇴적층에 존재하는 이유는 비교적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 많은 퇴적층의 특성 때문일뿐이고 유기물에 의한 석유불순물은 퇴적층에 고이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오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석유의 자연발생설은 완전히 퍼내서 소진된 것으로 여겨졌던 석유나 가스 매장지에 또다시 엄청난 규모의 원유가 발생한 사실로 인해 지지자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맨틀성분을 넣고 고온고압을 가하면 다량의 메탄(CH4)이 생성되는 실험결과도 발표되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 많은 설득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것이 맞다면 지구의 석유는 애초에 존재했던 암석과 같은 것이고 지구 깊은 곳에서 계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것이 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직 석유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정립되고 증명된 가설은 없습니다. 다만 여전히 유기기원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더 많으며 일부에서는 자연발생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 여전히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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