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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다른 항성계에서 온 첫 번째 손님, 오무아무아(Oumuamua)

by 티비남 2024. 2. 15.

2017년 10월 19일, 천문학자들은 태양계를 빠르게 질주하는 특이한 성간 물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성간 물체가 놀랍게도 일반 소행성들과 달리 외계에서 날아온 것이었으며 길쭉한 시가형(cigar type) 우주비행선처럼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존재의 신비가 풀리지 않은 성간천제 오무아무아(Oumuamua)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무아무아는 무엇이었고 최신 연구결과는 어떠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성간천체 오무아무아

최초의 성간천체 오무아무아의 발견

오무아무아(하와이어 ʻOumuamua, 정찰병이라는 뜻)는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외계밖에서 온 천체, 즉 성간천체(interstella, 우리 태양계 밖의 천체)입니다. 2019년 10월 19일, 미국 하와이대 연구진은 태양계를 매우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천체를 하나 발견합니다. 속도가 무려 시속 31만 5000km에 달했습니다. 태양계 내에서의 혜성들의 속도보다 무려 3배나 빠른 이 성간천체는 마치 추진체(엔진)를 단 것처럼 지나치게 빠른 속도였습니다. 게다가 이 성간천체는 보통의 혜성들과 달리 태양으로 근접할 때 생겨나는 꼬리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성간천체는 보통 찌그러진 공 모양의 소행성들과 달리 길쭉한 시가(cigar) 모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추친체가 있는 것과 같은 속도, 가스와 먼지를 방출하는 꼬리가 없는 점, 길쭉한 모양. 이 3가지 특성에 비추어보면 이 물체는 일반적인 소행성이 아니라 외계에서 온 우주선이나 혹은 관찰을 위한 무인 탐험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가스와 먼지를 방출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얼음이나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그런 추측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당시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조차도 이 성간물체가 외계 비행체일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수많은 논의와 조사를 진행했을 정도였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가속, 외계 고등생명체의 탐사선일까?

이 성간물체를 태양에 근접했을 때 정확히 우주망원경으로 표면을 찍을 수 있었으면 논란은 간단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작 200~300미터 크기에 시속 31.5만 km로 날아가는 천체를 카메라로 선명히 찍어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이 성간물체가 태양계에 머문 시간은 불과 몇 주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성간물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태양을 돌아 태양계 밖을 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지나처 가버린 이 성간물체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미스터리를 남겼습니다. 바로 성간물체의 가속도입니다. 중력에 의해 발생하는 궤도보다 태양에서 멀어지는 이 성간천체의 속도는 훨씬 빨랐기 때문입니다. 마치 엔진 부스터를 켠 것처럼 말이죠. 이런 현상은 가끔 혜성이 태양에 근접해 얼음이 증발하면서 가스로 인한 반동이 생길 때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성간물체는 이러한 가스 방출이나 꼬리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가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천문학자들의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 하버드대 에이브러햄 러브 교수와 슈무엘 비알리 박사 연구진은 정식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저널 ‘아카이브(arKiv)’에 “오무아무아는 외계 문명에 의해 의도적으로 지구로 보내진 탐사선일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태양을 지나면서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도가 높아진 것을 논거의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은 바로 태양의 복사압을 사용해 추진력을 얻는 솔라세일(Solar sail, 솔라세일은 얇은 금속막을 범선의 돗 모양으로 만들어 태양빛의 광자를 복사에너지로 삼아 비행체의 속도를 높이는 기술) 일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오무아무아가 일반적인 혜성의 모습이 아니라 솔라세일 형태와 유사하다는 것을 주장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에이브러햄 러브 교수와 슈무엘 비알리 박사의 ‘아카이브(arKiv)’ 논문 요약본 링크
(아카이브 링크, 클릭하면 해당 논문의 영문버전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s://arxiv.org/pdf/1810.11490.pdf
 

오무아무아의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in a fog, uncertain and confused)

오무아무아가 외계 고등생명체가 보낸 탐사선이거나 혹은 이로부터 떨어져 나온 그 어떤 인공물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학자들의 일반적인 반응은 냉담합니다. 유럽우주국(ESA)은 과학저널 ‘네이처’를 통해 오무아무아는 일반적인 혜성과 같은 특성을 지니므로 예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 혜성인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그저 오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표면에서는 나오는 수소기체로 가속 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혜성모델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이론천문연구센터 국제연구팀은 기존의 오무아무아의 혜성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며 오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무아무아가 빠른 속도로 추진하려면 수소 얼음이 기체로 승화돼야 하는데 이때 많은 양의 수소가 필요하지만 오무아무아는 충분한 수소 얼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주장하며 표면온도 역시 매우 낮아 기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잠시 스쳐 지나간 성간천체 오무아무아의 정체는 아짓도 논란 중이고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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