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의 중심은 어디 있을까요? 한 번쯤 생각해 보신 분들 있으실 거예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중심에서 좀 떨어진 외곽지역에 있다고 배웠던 거 같은데 말이죠. 당연하게도 빅뱅의 시작지점이 곧 우주의 중심이고 거기서부터 우주가 확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니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어질어질합니다. 우주 중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시작해 봅니다.
빅뱅의 시작점은 지구일수도 있다? 빅뱅에 대한 오해
네, 어렵습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볼 때 우주의 중심 = 빅뱅의 시작점이어야 합니다. 빅뱅(Big Bang)이란 천체물리학에서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가장 확고부동한 이론입니다. 지금의 우주가 아주 작은 한 지점에서 폭발하듯 시작했다는 이론입니다. 시간과 공간이 단 한 번의 폭발로 생겨나게 되었고 우주를 이루는 모든 원시 입자도 이때에 한 번에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137억 년 전에 있었던 일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가장 오래된 우주가 137억 년 전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빅뱅 이후 우주는 끝없는 팽창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 이 팽창에너지가 소멸되면 이제는 인력에 의해 우주의 중심으로 모여들어서 태초의 빅뱅 시작지점으로 돌아가는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우주의 중심이란 그럼 결국 빅뱅이 시작되었던 지점일 테고 그 지점을 우리는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나 틀렸습니다. 빅뱅의 시작점(The Beginning of the Universe - Big Bang)은 저 멀리 137억 광년 떨어진 곳일 수도 있고 여기 지구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가령 풍선 위에 풍선만 한 점을 찍습니다. 그리고 풍선을 불면 점은 풍선의 부피만큼 커질 거예요. 내가 보는 풍선의 앞면과 풍선의 뒷면은 엄연히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점이 커진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점입니다. 빅뱅의 시작점도 동일합니다. 빅뱅의 시작과 함께 급격히 팽창했지만 하나의 점이 팽창했기 때문에 지구도 빅뱅의 큰 점 속에 있고, 안드로메다도 빅뱅의 큰 점 속에 있고, 137억 광년 떨어진 그 어떤 천체도 빅뱅의 한 점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중심도 빅뱅 시작점처럼 존재하지 않는 걸까?
우주의 중심(Center of the Universe)이라는 용어는 종종 사용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정확한 의미가 없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빅뱅 이후 우주가 확장되고 있으니 우주가 확장되는 기준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것이 우리가 이해하는 우주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우주의 팽창은 수류탄이 폭발하듯이 한 지점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천체들이 서로의 간극을 벌려 나가는 팽창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빅뱅을 폭발로 표현하다 보니 마치 어느 한 지점에서 시작해서 먼 곳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라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우주공간이 서로 동시에 넓어지는 개념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봐도 우주는 자신을 중심으로 멀어지고 있고 지구에서 봐도 우주는 우리 지구를 중심으로 멀어지고 있는 것이죠. 모든 천체들은 각기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주의 팽창이라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그리고 50여 개의 작은 은하들과 함께 소위 국부 은하군(Local group, 우리가 속한 은하라는 의미)에 속해 있습니다. 이 국부 은하군은 모두 중력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안에 은하들은 모두 그레이트 어트렉터(the Great Attractor)라는 거대 인력체로 알려진 수수께끼 물체(또 다른 은하단일 것으로 추측)에 끌려가고 있습니다. 이 그레이트 어트렉터는 독자적인 중력 중심을 형성하고 있고 이는 분명 우리 국부 은하군(Galaxy Cluster, 은하의 집합체)과 주변 다른 초은하단(Galactic Supercluster, 은하군의 집합체)의 중력 중심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 중력 중심이 우주의 중심일까요? 만약 우리 우주가 국부 은하군이나 주변의 초은하단이 전부라면 아마도 그레이트 어트렉터가 우주의 중심일 수 있습니다. 그럼 해답은 간단하겠죠?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그레이트 어트렉터도 라니아케야(Laniakea Supercluster)라는 초은하단에 속해 있고 이 라니아케야 초은하단에는 10만 개의 은하와 수조~수십 조 개의 태양과 같은 항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의 중심이냐고 물었던 그레이트 어트렉터는 우주의 중심은커녕 그 역시 지구의 어느 나라, 어느 산골의 조그마한 시냇물에 구르는 조약돌 정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우주의 중심이 없는 것일까? 찾지 못하는 것일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빅뱅은 그 시작점이 곧 끝점이기에 빅뱅의 시작점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는 점. 결국 빅뱅의 시작점이 곧 우주의 중심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했습니다. 그 다음 우주 질량의 중심, 혹은 중력의 중심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그 중력의 중심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 은하군이 라니아케야 초은하단에 속해 있고 그 중력 중심이 어디인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라니아케야 초은하단과 그 외 수많은 초은하단이 어디를 중심으로 회전하거나 이끌려가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관측 가능한 우주가 우주의 전체의 크기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우주는 분명 유한합니다.(이 논쟁은 다음번에 포스팅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유한한 우주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아직 우리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관측하지 못하는 우주가 있을 것이기에 그 중심도 알 수가 없는 것이죠. 결국은 아직은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정답인 거 같습니다. 좀 쉬어야겠습니다.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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