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처(1985), 시간여행자의아내(2009), 인터스텔라(2014). 모두 유명한 시간여행을 테마로 하는 영화들입니다. SF영화에서 타임 워프, 타임 슬립을 제외하면 영화적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단골 메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정말 시간 여행이 가능한지, 혹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지 지금도 진행 중인 이 논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정말 시간 여행이 가능하긴 한 걸까요?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만든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과거에는 시간이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시간은 느리거나 빠르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일하다고 여겨졌습니다. 나에게 1시간은 우주 저 끝 편에 있는 외계인 친구에게도 동일하게 1시간일 뿐이었죠. 하지만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이 100년도 넘은 시절, 그러니까 1905년에 특수상대성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생각이 틀렸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이론은 빛은 우주 어느 곳에서든 불변의 속도를 지닌다는 광속 불변의 원리(Principle of Constancy of Light Velocity)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속도에서든 관찰되는 빛은 언제나 초속 30만km로 날아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속 29만km로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에서 보면 빛은 고작 초속 1만km로 보여져야 하지만 실제로 빛의 속도는 불변이므로 여전히 30만km로 우주선 옆을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와우! 이건 말이 안되잖아! 싶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초속 29만km로 날아간 우주선과의 거리 차는 오직 시간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바로 우주선의 시간이 늦게 흐른 것이죠(이를 시간지연현상이라고 합니다). 광속은 빛이 나아간 거리를 경과 시간으로 나눈 것이므로 빛의 속도가 정해져 있다면 이 거리 차는 오직 우주선의 시간이 늦게 흐른 것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광속에 가까운 우주선은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는 효과가 생기는 것입니다. 참 쉽죠?! 만약 내가 타고 간 우주선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2시간 만에 목성을 찍고 돌아온다면 지구에서 기다린 가족들에게는 십 수년이 지나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충분히 설명되어질 수 있습니다.
시공간의 통로로 불리는 웜홀은 사과표면 위의 벌레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사과의 정반대편으로 가려는 벌레는 표면이 아니라 중심을 파서 가는 게 훨씬 빠릅니다. 이렇게 시공간의 다른 지점을 최단기간으로 연결하는 고차원의 구멍이 바로 웜홀(wormhole)입니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과 반대편의 빨아들인 것들을 내뱉는 화이트홀(white hole)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었는데 이것을 웜홀의 기본 개념이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이 웜홀이 바로 과거로의 시간여행 통로가 됩니다. 웜홀의 입구와 출구가 2023년이라 가정하고 출구를 빛의 속도로 1년 동안 보냈다가 다시 되돌아오게 한다면 입구는 10년이 흐르고 출구는 단지 1년의 시간만 흐르게 됩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늦게 흐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10년이 흐른 2033년의 입구로 출발해서 1년이 흐른 2024년의 출구로 나온다면 9년 전의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너무나 쉽지 않나요? 이렇게 쉬운걸 예전엔 왜 이해하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흠…
재밌는 방법으로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 박사의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현대 천체물리학의 거장인 스티븐 호킹은 애초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며 이를 재밌는 이벤트를 통한 증명 했습니다. 이른바 시간여행자의 초대(WELCOME TIME TRAVELLERS’ PARTY) 실험이 그것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2009년 6월 28일 시간 여행자들을 파티에 초대합니다. 정확한 시간과 위도와 경도까지 표시한 장소를 적은 초대장을 작성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가 파티가 끝난 뒤에 공개한 것입니다. 미래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초대장을 볼 수 있으므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 파티에 시간여행자가 참석했어야 했지만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는 실험이라고 하기에는 여러 변수가 있으므로 단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벤트였을 뿐입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만약 웜홀이 있다면 웜홀을 통과하는 빛이 또 다른 웜홀로 연결되고 계속해서 빛이 반복적으로 통과될 것이므로 웜홀이 엄청난 에너지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앞서 말한 웜홀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벤트를 통해 설명하려 한 것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웜홀은 있을 수 있지만 찰나의 시간 동안만 유지가 가능하므로 웜홀을 통한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초에 원인이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기본 논리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위배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른바 ‘할아버지의 역설(Time Paradox)’이 그것입니다. 과거로 가서 나의 할아버지를 없애게 된다면 나는 태어나지 못할 텐데 어떻게 과거로 올 수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스티븐 호킹은 이러한 역설이 일어나지 않게 우주의 자연법칙이 어떤 방법으로도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게 작동되어 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가능할까?
이렇게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아무래도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럼 과연 미래로의 시간 여행 가능성은 남아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시간을 느리게 움직이기 위해서 빛의 속도에 근접하는 우주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거의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가진 질량의 99.99% 이상을 운동에너지로 전화시켜야 하는데 이런 기술은 근 미래에 개발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엄청난 중력의 행성 주위를 도는 것인데 이 역시 이런 행성을 발견하고 이를 왕복할만한 기술은 근 미래에 불가능합니다. 결국 과거로의 시간 여행도 미래로의 타임 워프도 우리의 살아생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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